Days in Philadelphia, 필라델피아에서의 나날 2/20: 박사로 가는 통과의례


Days in Philadelphia: 박사로 가는 통과의례 (2/20)

 예전 2011년 가을학기에 서울대학교에서 들었던 '현대 종교와 문화'라는 수업이 생각난다. 비교종교학자인 엘리아데를 열심히 읽으며 성스러움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이었는데 8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당신의 가장 성스러웠던 순간은 무엇이었는가"라는 리포트의 물음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 당시에는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경험했던 밴드공연이 가장 성스러운 순간이었는데,  성스러움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였고 특히나 그 밴드 공연은 나에게 있어서 준회원에서 정회원이 되는 통과의례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험이 쌓아가면서 가장 성스러웠던 순간은 계속 변하게 되는 것. 가장 최근까지의 성스러운 순간이라면 아무래도 석사논문 발표 시간 이 아니었나 싶다. 이역만리 타국에 유학와서 무언가 성취를 해 나가는 그 순간, 그리고 석사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 물론 목욕재개하고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는 아니었고...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겨우 겨우 통과했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나에게 성스러운 순간으로 남아있다.

 박사과정을 시작한 지 이제 2주차가 지났다. 그리고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은 참 많은 것이 다름을 느낀다. 석사과정 때는 모든 것이 조급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좀 여유가 있다. 마치 단거리 달리기 선수와 장거리 달리기 선수의 마음가짐 차이랄까? 단거리에서 승부를 보려면 일단 출발해야 한다. 하지만 장거리에서 승부를 보려면 모든 것이 갖추어진 후 출발해야 한다. 아니면 내 마음이 달라진 걸까? 이제 다 되었다 라는...
같은 학과의 친구들과 potluck도 하고, 주말에는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는 숙제 하나 하나에 모든 office hour를 다 찾아다녔다면, 지금은 굳이 그러지 않는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박사과정이 끝나고 나서는 누구도 나에게 office hour를 제공해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터득하는 법을 익혀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 변명 맞네


 평균 5년이 걸린다는 박사과정에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할까.

1. 연구 - 박사 논문: 마리 퀴리가 받았던 노벨상은 그녀의 박사논문에서부터 시작했다. 논문을 위한 논문이 아닌 독창적이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논문 주제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라면
 1.1. 관련 분야의 논문을 꾸준히 읽기: 읽어야 한 논문은 많다. 꾸준히 읽자.
 1.2. 관련 분야의 산업 또한 잘 알아두기 : 신문을 잘 읽고 주식도 좀 사 두자.
 1.3. 새로운 것을 배우자: 계획만 하지 말고,  직접 배우자. edx도, coursera도, 대가들이 강연하는 youtube영상도
 1.4. 블로그에 남기자!: 특히 이제는 영어 블로그를 시작할 것...
 1.5 1년에 한 번씩 학회는 꼭 참석하자: $1,000의 travel fund를 꼭 다 이용하자

2. 생활: 5년이라는 장거리를 뛰기 위한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2.1.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2.2. 학교 office에서 최대한 일 다 마치기. 집에서는 쉬기.
 2.3.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경험하자. 미국에 있다는 것을 즐기자. : crab fest를 가자고 했었는데,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게 귀찮아서 가지 않았다... 했다가 후회하는 것 보다는 안 해서 후회하는 것이 더 안좋다.
 2.4. 운동은 꾸준히 하자: 헬스, 농구, 축구, 골프, 필라테스, 복싱, 요가, 달리기 등... 

3. 학외활동: 학부까지 한국에서 했기 때문에 안된다라는 생각을 버리자.
 3.1. 쓰기는 writing center에서, 듣기는 netflix 에서, 읽기는 new york times에서, 말하기는 친구들과
 3.2. 연극, 영화 등 꾸준하게 영어와 친숙해져야 한다.
 3.3. Society에 가입해서 공부 이외의 community에 속해보자.

 박사 과정에 길을 잃었을 때 마다 이 글을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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