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통계학 (Biostatistics) 박사과정 인터뷰 후기



 하버드에서의 석사과정도 잘 마쳤고, 이제 나에게 남은 마지막 한 가지는 박사과정 진학! 그래서 작년 미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정신줄 잘 잡아가며 여러 학교들의 박사과정에 지원했고 결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Biostatistics 박사 과정에 합격하게 되었다. 인터뷰는 On-site 인터뷰를 했는데, 관련하여 포스팅을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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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뷰 요청

 원서 접수는 12/1일이 Due date였고 11/30일인가... 정말 last-minute으로 냈다. 그러니 만약 rolling-base라면 내가 가장 늦게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것이다. 1월 11일에 이메일로 "On-site 인터뷰 합시다"라고 왔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직접 캠퍼스에 방문해서 총 4명의 교수님과 인터뷰를 하라는 것... 하지만 모든 travel expense와 hotel은 UPenn에서 커버해준다고 했다. 마음 편하게 놀러간다(?)고 생각했다.
 인터뷰 요청을 받은 후에 학교에서는 "만나고 싶은 교수님이 있니?"라고 했다. 사실 내가 잘 아는 학교도 아닌데 누가 있으려고... 하루 종일 홈페이지 하나하나 찾아가며 나와 가장 관심사가 비슷한 교수님을 찾아서 리스트를 제출했다. 하지만... 단 한 명의 교수님들도 나의 Interviewee가 되지는 않았다. 아... 엄청 열심히 Search했는데... 그래도 학교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아간다는 점에서는 괜찮았던 것 같다.
 인터뷰 준비는 따로 많이 하지는 않았고, 자기 소개와 내가 했던 연구들에 대해 많이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예상 질문도 조금씩 준비해 나가고... 어차피 박사과정 인터뷰라는 것이 "너에 대해 소개해봐" 혹은 "너가 했던 연구 설명해봐"에서 시작하고, 거기서 가지 쳐 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나의 경우는 네 명의 교수님들 모두 그렇게 면접을 하셨다.) 거기에 추가로 질문할 거리 한~두개를 미리 생각해갔다.
 옷은 당연히 정장을 준비했다.


2. Philadelphia 도착, 학생들과의 저녁식사

 On-site일정은 인터뷰 전날 Philadelphia에 도착해서 학생들과 식사(Optional), 그리고 다음날 인터뷰였다. 그런데 이 학생들과의 식사가 괭장히 유익했다. 학생회에 속해있는 박사과정생들이 나왔는데, 자신들이 면접봤을때 나왔던 질문에 대해서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 이외에도 전반적인 생활이라던지, 박사생활, 졸업생 진로 현황 등에 대해서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물론 저녁값도 학교에서 내 주었다(여기서 반쯤 Upenn으로 마음이 기운듯). 가능하면 이런 건 꼭 참석하는 것이 좋은 듯.
저녁 먹고 필라델피아 센터시티 구경도 했다


3. Game day! Interview 당일

 정신없는 하루였다. 공식 일정은 아침 식사로 시작되었는데 이것도 교수님들과 함께^^였다. 다만 나는 운이 좋게(?) 교수님이 앉으신 테이블에 배정되지는 않았다. 오전에는 주로 학교에 대한 소개와 여러 교수님들이 자신들이 진행하시는 연구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시간이었다. 지원자들에게 학교를 어필하는 시간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소수의 학생들이 여러 학교에 합격하면, 그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역시 인생은 피라미드다 ㅠ

앉아서 열심히 lecture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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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점심은 박사과정 학생들과 함께 했다. 긴장이 많이 되서 머핀 하나랑 커피로 때우고... 그리고 대망의 인터뷰 시간이 왔다.
 내가 누구와 인터뷰를 할 지는 당일날 알려주었다. 그래서 미리 연구분야를 찾아보거나 그러지는 못했는데, 사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인터뷰를 진행하시는 교수님들이 그런 걸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인터뷰 준비한다고 학과 내에 있는 교수님들의 연구주제를 외워가거나 그럴 수도 있는데 절대 그럴 필요 없다... 나는 그리고 운이 좋아서 오전에 연구주제 발표하는 교수님 중 한 명이 내 Interviewee가 되셨다. 그래서 나중에 할 말이 없을 때 그 연구주제로 시간을 좀 끌었다.
 UPenn에서 진행된 면접은 20분 x 3명, 30분 x 1명으로 진행되었다. 교수님들의 질문을 복기해보면
 - Why Biostatistics?
 - Why Ph.D?
 - Tell me about your research experience?
 - Why UPenn?
 - Any questions?

 정도였던 것 같다. On-site 인터뷰라고 딱딱하게 생각하면 어렵지만, 모르는 사람(연구자)와 socialize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교수님들도 생판 모르는 학생과 20분-30분을 대화해야 하는데 어떤 대화를 해야 할까? 이렇게 교수님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실 인터뷰 준비는 간단하다.
 나의 경우는 Why Biostat?이런 질문이 나오면 학부때 이야기~ 석사때 이야기~ 내 연구 이야기~ 이런 식으로 자동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말하다 보면 교수님들이 중간에 끊고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 연구는 어떤 contribution이 있었는데?), 아니면 또 다른 질문을 주는 경우도 있으셨다. 그리고 할 말이 없으면 결국 "Any questions?"로 귀결되는데, 이 때 질문을 잘 하면 시간을 잘 때울 수(?) 있다. 나는 질문할 거리에 대해 제대로 생각을 못해갔다... 그러나 오전에 학교 설명할 때 Upenn의 강점이라고 하면서 강조한 내용이 생각나서 그거에 대해서 다시 물어보았다.
 인터뷰라고는 하지만 서로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나를 잘 어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물론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예를 들면, Why Ph.D?라는 질문에 세계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라고 말 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연구를 계속 하고 싶고, 그랜트도 따고 싶은데, 그러려면 Ph.D degree가 필요해요. 그래서 지원했어요."라는 식으로 이야기 해도 충분히 OK하다. 그리고 특히 나같은 경우는 "왜 하버드가 아니라 여기를 지원했냐?"라는 식으로 물어보았는데 이것의 경우도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고 "하버드도 지원했는데, UPenn도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지원했어요." 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어차피 교수님들도 다 이해하니까...

 엄청나게 많이 긴장한 인터뷰였지만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지나갔다. 끝나고 나니 속은 후련했다.


4. After interview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는 Happy hour라고 해서 교수님들과 재학생들, 그리고 지원자들이 한데 모여 음식을 나누며 서로 socialize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이 시간이 happy하지는 않았던 것이, 교수님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마치 인터뷰의 연속이랄까... 물론 교수님들 피해서 다니면 되기는 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 교수님들에게 인사하고(사실 교수님들이 먼저 지원자들에게 Hi~ 하고 다가오셨다.) 연구에 대해서 설명하고, 질문하고 그랬다. 부담이 없는 Happy hour^^였지만... 부담 백배의 Happy hour였다.

 그렇게 교수님들과의 Happy hour가 마무리되고, 또 재학생들과 한 잔 하는^^시간이 있었다. 이때는 완전 Free~ 재학생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인생 이야기, 박사 후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때 쯤 되니 엄청 후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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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2주 후에 나왔다. 합격!!

합격~

 필라델피아로 가즈아~~ 보스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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