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살아남기 6달째...

 미국 제약회사 살아남기 6달째...




21주차:

 내가 리드하는 프로젝트의 발표를 다른 부서에 한 날이었다. 아무래도 제약 산업은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함께 일을 진행하는 팀플레이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부 정치 싸움(?)도 있는데, 나는 그 정치 싸움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발표가 무사히 끝나고 동료와 한 이야기는, "There will be a battle"이라는데, 쉽지않다. 

 매니저와의 1:1에서는 이번 2024년의 Goal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었는데, 여러개의 목표 중 하나는 전혀 진행이 안 되었었다. 그래서 나는 뺐으면 좋겠는데, 매니저는 계속 해보라 한다. Enterprise critical 할거라고... 근데 그것까지 하려면 일을 많이 해야한다. 그러면서 현재 작업하는건 상대적으로 Low priority라고 하는데, 좀 기분이 별로였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정말 많이 쏟았고, 또 쏟고 있는데 그런식으로 내려치기라니... 

 HR에서 Promotion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Hierarchical promotion은 주로 2-3년정도 일하고, 또 exceptionally well한 performance를 보여주어야 한단다. 할 수 있을까?


22주차: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가,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담기게 되어 일의 진척이 이루어지고있지 않다. 다들 한숟갈씩 얹으려고 하니까... 그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뚝심있게 밀고가기가 쉽지않다. 내가 놓으면 아무도 진행시키지 않을 일일텐데 왜이렇게 하고싶은 말은 많은지... 쉽지않다.

 이번주는 정신이 없었는데 박사과정때 썼던 논문에 리비젼을 마무리해야 해서 낮밤으로 일을 해야했다. 나는 MZ인가? 1주일에 40시간 일하는 것도 벅차는데, 어떻게 이것보다 더 일을 많이할 수 있지 싶다. 일과 나의 혼연일체를 이루어야 되는 것인가? 그럼 "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일이 힘들 땐 "나"에게서 의지하고, "나"가 너무 힘들 땐 일에 의지하는 것이 밸런스가 맞다고 생각한다. 그게 더 오래 갈 수 있는 길이다. 다음주는 할 일도 많고, 정신없을 듯 하다. 저널 클럽에 발표도 해야하고, 새로 들어온 신입 교육도 해야한다.. 나도 신입인데... ?  


23주차:

 정신없는 일주일이었다. 저널 클럽에 발표할 차례였는데, 문제는 논문을 읽을 시간이 많이 없었고, 또 슬라이드도 준비를 못했었다. 그래서 정말 밤새가며 ㅠ 야근을 했고 결국 무사히 발표를 잘 했다. 박사때도 이렇게 밤새가며 준비하지는 않았었는데... 하지만 취소할 수는 없었기에 최선을 다했다.  큰 발표가 끝나고는 그동안 못했던 자잘한 일들을 계속 했다. 특히 싸가지 없던 동료의 일을 또 내가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그냥 내가 한다고 했다. 짜증나지만 어쩌겠나, 내가 하는게 일이 금방 해결될텐데 말이다. 

 그리고는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관해서 다른 부서 사람들과의 회의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잘 마무리 되었다. 우리는 식구 아이가~ 느낌으로 최대한 했고, 큰 산을 넘었다. 이제 몇 고비만 더 넘으면 이 프로젝트도 잘 마무리 될 듯 싶다. 이 프로젝트는 내년 우리 부서의 핵심 목표라, 모두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잘 해내야 한다... !!! 

 


24주차:

 정신없는 일주일이었다. 저번주도 정신이 없었는데... 12월에는 혈액암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ASH 컨퍼런스가 있다. 전세계 혈액암 관련 종사자들이 모두 모이는 학회이기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자신들의 치료제를 이곳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비록 FDA에서 승인받지 않은 약이라고 하더라도 효과가 좋다고 홍보가 되면 Clinical Trial에 환자들 등록하는 비율도 훨신 높아지고, 효과가 워낙 좋아버리면 FDA에 Accelerated approval을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학회에 최대한 많은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기에 정말 day to day 요청이 오고있다.

 우리 부서는 지금 일이 너무 많아서 다들 야근을 하고있는데 ;(, 다행히도 이번에 새로 오는 신입을 우리 부서 일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새로 가르쳐야 하는데, 오히려 일이 더 추가된 느낌이다.

 이건 또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멍청한게 화가 난다. 모르면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하던지, 내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내가 얘 매니저도 아니니까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려 한다. 나한테 피해만 주지 말라는 식으로... 


벌써 미국 제약 회사에서 살아남은 것이 6개월이나 되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갔구나~


 


중경 소면 식당. 우육면인데 사태가 아니라 갈비가 들어가있다.

친구 생일 식사를 한 The Progress. 오리 닭가슴살은 잘 익었고 사이드는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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