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살아남기 5달째...

미국 제약회사 살아남기 5달째... 




17주차:

 휴가간 동료가 돌아와서 좀 숨통이 틔인 일주일이었다. 그동안 내가 백업했던 프로젝트들 현황 알려주고 일을 분담했다. 분담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굉장히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이미 내가 저번에 준비했던 내용이 c레벨한테도 보고가 된 상황이라, 그 부분은 내가 전담해서 해야하는 상황이다. 어떨결에 이 프로젝트 담당하는 모든 부서의 사람들이 나를 알게 되었다. 흠... 

 그리고 여전히 내 매니저는 바쁘다. 너무 바빠서 one on one 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어쩌겠는가...  예전 인턴에 one-on-one은 프로젝트 물어보고 하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자기 인생이 얼마나 바쁜지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다.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없는 일과 속에서 그나마 이시간에 커피 한 잔 하는 정도랄까... 아무래도 팀이 너무 바쁘다보니 같이 모여 점심먹을 시간도 없는데, 이건 좀 아쉽다. 한국인이라 그런건가, 밥먹으면서 하는 대화들이 난 참 좋고 중요한데 그걸 못하니까... 그래도 이번주는 좀 쉽다면 쉬운 일주일이었다. 


18주차:

 내가 leading statistician으로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follow-up을 드디어 했다. 동료들 백업을 하느라 그동안 내 프로젝트를 신경을 못 썼는데, 그래서 더 집중해서 결과를 발표했고 다행히도 전달이 잘 되었다. 나의 프로젝트... 소중하다.

 내가 맡고 있는 또다른 프로젝트에서 급한 요청이 왔다. Clinical Trial 진행중인 환자 중 한명에게서 심각한 adverse effect가 일어났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내가 예전에 실수를 엄청 많이하며 삽질하던 프로젝트였는데, 그래서였는지 코드가 자세하게 다 쓰여져 있었고 그래서 금방 급한 요청을 해결해줄 수 있었다. 새옹지마라 했던가, 오히려  앞전의 잦은 실수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케이스였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면, 다음에 새로운 소를 샀을때 더 잘 기를 수 있는 것이다...!


회사 오프사이트로 다녀온 axe-throwing


19주차: 

 내 동료를 믿을 수 있을까? 같은 부서 동료가 Co-lead 하자던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이 동료가 휴가를 가면서 내가 맡아서 했었던 프로젝트였는데, 휴가에 돌아오면서 이 프로젝트를 좀 같이 하면 어떠겠냐고 물어보았던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Co-lead라기엔, 나는 일만 하고 이에 대한 credit은 동료가 가져가는 구조였고, 그래도 "일을 배운다"라며, 또 "좋은게 좋은거지, 바쁜 동료 도와준다."라고 생각하며 도와주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거 일 언제까지돼? "라며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래서 지금 내가 맡은 일이 바쁘니 내일까지 하겠다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아 오케이, 난 니가 까먹은 줄 알았어."란다. 어이가 없어서... 내가 못 미덥나? 그러면 자기가 하지? 라지만, 그래도 동료니까 혹시나 내가 너무 나쁘게 생각하는 건가 싶어서 당시에는 참았었다. 그러나 계속 생각하면 할수록 열이 받는것이... 그래서 결국은 내가 도와주던 프로젝트 더이상 못 도와주겠다고 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아는 넌... 좀 혼나야된다.



20주차:

 이번주는 크게 바쁘지 않은 한주였다. 본사에 행사가 있어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다 시카고로 갔고, 남은 사람들은 남은 일들을 하는 정도? 새로운 일을 더 한다기 보다는 그동안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계속 side effect일어난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 하는걸 주로 했는데, 아무래도 제약회사 특성상 blinding에 대해 신경써야 하는데, 이것에 대한 의견 조율때문에 일이 생각처럼 많이 진척되고있지는 않다. 그리고 아무도 safety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지 않아한다..(?)라는 동료의 말처럼 scientific하게는 흥미롭지만 fruitful한 일은 아니기에 우선순위는 많이 떨어진다. 


최근 참여하고 있는 Running 모임. 한 도시에서 산다는 공통점 하나로 이렇게 모여서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하고 함께 땀도 흘린다. 직접 말은 못하지만 얼마나 고마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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