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에서 느낀 1년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
하버드에서의 1년이 끝났다.
합격증을 받고나서, 비자를 준비하고, 미국에 도착해서 첫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첫 시험을 보고 성적을 받고 했던 모든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가을학기, 봄학기의 성적이 모두 나왔고, 이제 official하게 석사 1년차가 종료되었다.
하루하루가 새로운 경험이었던 미국에서의 유학, 아직도 미국 사람들에게 전화하는 것이 힘들고, 대화 하기도 힘들고, 교수님에게 이메일 보내는 건 더더욱 힘들지만... 그래도 잘 이겨 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금은 쉬면서 공부를 하지 못했다는 것? 주변 여행도 많이 다니고, 맛집도 많이 다니고, 다양한 도서관들도 다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동아리 활동을 제대로 한 것도 없고, 책도 많이 못 보았다... 원래 대학원생의 삶이라는 것은 이런 걸까?
슬슬 박사 지원도 준비해야 하는데...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는 질문은, 과연 내가 연구자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물론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자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똑똑한" 연구자가 될 수 있을 까는 또 다른 문제이다. 세상엔 너무나 똑똑하고, 또 너무나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구가 몸에 맞아서 하루종일 공부만 해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그냥 나는 노는 게 좋고, 맛있는 것 먹는 게 좋다. 물론 배움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연구와는 또 다른 문제이다.
가끔은 괜히 하버드에 왔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똑똑한 사람들, 나와는 다른 스타일의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괜히 자격지심이 드는 건 아닌지... 그들이 한 번에 이해하는 걸 나는 열 번을 봐야 이해하는데... 이런 기초지능의 차이가 분명 연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텐데...
학교에 존 캐리가 왔다. 환경 보호를 위한 C-CHANGE 발족식에 참여했는데, TV에서나 보던 사람을 실제로 보니 너무나 신기했다. 그리고 저 사람은 얼마나 노력을 해서 저 자리에 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주말에는 쉬지 않고 공부할까? 나는 놀아야 하는데...
끊임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고뇌... 그러나 이러한 고민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다. 나의 미래는 나도 모른다. 다만 그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결정을 내릴 뿐이다. 후회하지 않게...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하버드에서의 1년의 시간은 돌이켜 보면 한 달도 안 된 것처럼 엄청 나게 짧았다. 그러면서도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내 스스로도 많이 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후회 없이 공부한 1년이었다. 최선을 다해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공부했다.
그리고 이제 석사 2년차가 시작하려고 한다.
이제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최선을 다해서, 끊임 없이 탐구하고, 배우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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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맛집 탐방]
1. Max Brenner : 초콜렛공장
- 위치: Newbury street
- 가격: 비쌈 (밥값보다 디저트 값이 비싸다)
- 엄청난 초콜렛과 초콜렛, 그리고 초콜렛과 어울리는 초콜렛, 그리고 단 것들이 나온다. 당이 떨어졌을 때, 우울할 때 가면 정말 좋겠다. 다만 살은 엄청 찔 듯...
2. Toichi Ichiban Japanese Cuisine
- 위치: Brookline
- 가격: 일식 치고는 괜찮음
- 대부분의 일식 집이 그렇듯이, Non-일본인이 운영하는 일식 집이다. 그런데, 맛이 꽤 괜찮다. 우나기동은 진짜 맛있다. 아무래도 대서양에서 잡히는 장어를 쓰는 것 같은데, 쫀득쫀득하니 괜찮다. 테이블 갯수가 많이 없는 것이 흠. 위치도 별로 좋지는 않다(택시 타거나, 버스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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