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나누는 라멘집, Yume Wo Katare


 학기가 시작하고 나서는 역시나 헬이 시작되었다. 역시나 과제는 쏟아졌고, 예상과는 다르게 더욱 더 힘든 스케줄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바깥 외출을 두 번 정도 했을까... 집-학교-도서관-집을 8주동안 하다가 결국 Spring break를 맞이하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나"라는 생각이 들때 쯤, 그리고 집밥이 지겨워질 때 쯤 아는 형과 함께 가게 된 라멘집... 그 라멘집의 이름은 'Yume wo katare', 한국말로 "네 꿈을 말해봐"라는 곳이었다.

 -위치: Porter square station(Redline)에서 1분거리





 뭐 이런 라멘집이 있어, 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사람들 반응도 별로 안 좋은 것 같고... 아니 라멘집에서 라멘이나 먹지 뭘 이렇게까지 하나라고 생각했다.



꿈을 먼저 이야기 하는 라멘집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라. 여기 라멘집 맞아??

  하지만, 사람들은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 
 라멘을 다 먹으면, 종업원은 그 사람에게 가서 "다 드셨군요. 그럼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해 보실래요?"라고 물어본다. 그럼 그 사람은 "안녕하세요~ 저는 XX입니다. 저의 꿈은 무엇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너무나 자신있게. 자신의 꿈은 UN에서 일 하는 것이라고 말해도, 자신의 꿈은 비싼 빌딩을 사는 것이라고 말해도, 아무도 무시하지 않는다. 다들 박수쳐 줄 뿐이다. 




 라멘이라는 사소한 한 끼의 식사가, 어쩌면 자신의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또 그 생각을 나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어쩌면 우연하게 그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게 한다. 라멘집 컨셉에 너무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그래도 이런 컨셉이 너무나 고맙다. 우리는 얼마나 꿈을 잊고 사는가.



 다만, 라멘은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양이 엄청나게 많았다. 대학로에 부탄츄라는 곳에서 '젠모리'를 시키면 이정도 양이 나올까? 다만 차슈가 두껍고 짰다..ㅋㅋㅋㅋㅋ 라멘은 굉장히 기름졌다. 같이 간 형 왈, "한번 오면 몇달 동안은 생각이 안나는데, 가끔 또 생각날 때가 있다."



 일본에는 분점이 몇 개 있다고 하고, 미국에는 이게 하나라고 한다.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삶의 의미를 잃었을 때, 혹은 배에 기름칠이 필요할 때는 여기를 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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