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달리, 뷔페전' in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이번 예술의전당 여름 특별전시전에서는 '샤갈,달리,뷔페 특별전'이 열렸다. 파리를 사랑했던 세 예술가의 만남이라는 주제 아래서 이번 전시전은 꽤 괜찮았다.
 일반인이 느끼는 파리는 냄새나고, 더럽고, 무질서한 곳이었다면 예술가에게 파리는 아름답고, 몽환적이고, 사랑이 가득한 공간이었나보다. 같은 공간을 이렇게도 다르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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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clowns_et_ecuy_re

샤갈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광대. 말...
이 작품을 보여주고 '누구의 작품일까?'라고 말하면 누구나 샤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les maries


souvenir de paris

샤갈에게 예술의 영감을 주는 가장 큰 것은 '그녀'였다. 샤갈은 그녀와 함께있을 때 행복했고, 그 행복했던 자신의 심리를 화폭에 담아낸 것이다.

couple sous la pluie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조금 특이하게 다가왔다. 극도로 절제된 그의 환상. 다채로운 색의 향연은 없고 오직 그녀와 자신 뿐이다. 이 작품을 통해 샤갈은 자신의 작품세계는 '그녀'가 중심이 아니었을까?


Daphnis and Chloe
샤갈의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풀은 '미모사'이다. 미모사는 '부끄러워 하는 풀'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mimosas et iris
(출처) 나무위키
 - 미모사: 
 미모사 공주. 아프로디테 여신도 질투할만한 미모를 지니고 있(다고 소문이 났)으며 노래와 춤 실력 역시 매우 뛰어났다. 이 때문에 미모사는 매우 교만하고 건방졌으며 겸손이라는 것을 몰랐다. 부왕은 그러한 미모사의 태도를 항상 꾸짖었으나 공주는 그러한 부왕의 질책을 들을 때마다 샐쭉해지곤 했다. 어느날 부왕은 미모사에게 무엇이 그리도 자랑스러운지 물었다. 미모사는 자신의 외모와 실력이 최고라며 자랑하였다. 그러자 부왕은 그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네 마음이 가장 더럽다며 꾸짖고 미모사는 화가 나 궁정 밖으로 뛰쳐나간다.
궁정 밖을 거닐며 화를 식히던 미모사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리라 소리를 듣는다. 자신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아름다운 음악에 이끌려간 미모사는 마침내 시를 읊는 소리도 들었는데 그 소리 역시 자신도 따라갈 수 없으리만치 아름다웠다. 호기심과 질투에 휩싸인 미모사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어가고, 양치기 옷을 입은 소년 한 명과 소녀 아홉 명을 발견하였다. 소년은 눈을 감은 채 시를 읊고 소녀들은 그 주위에 앉아서 시 소리에 맞추어 리라를 타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 외모는 미모사 자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웠다.
난생 처음 부끄러움을 느낀 미모사는 그 자리에서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눈을 뜬 소년과 시선이 마주쳤다. 소년의 찬란한 눈을 바라본 미모사는 부끄러워 어쩔줄 몰라하다가 한 포기 풀로 변해버렸다. 소년은 풀로 변한 미모사가 측은해 어루만지려 하나 소년의 손이 몸에 닿자 미모사는 더욱 부끄러워 몸을 있는대로 움츠리고 말았다.
소년은 아폴론이었으며 소녀 아홉 명은 무사이 아홉 여신이었다.



deux profils verts au cirque

Les Fiances au Cirque

가면, 염소, 서커스... 샤갈을 구성하는 또다른 모습은 '서커스'이다. 서커스를 통해 사람은 신비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샤갈은 그 모습을 포착하여 화폭에 담아낸다.




juif a la thora
성서를 꼭 껴안고 있는 하얀 옷의 랍비. 백성들은 오히려 유리되어있다. 너무나 거대해진 랍비의 모습? 러시아계 유대인이라는 특이한 그의 뿌리가 샤갈에게 남아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dos a dos
샤갈에 대한 작품의 마무리는 '등을 맞대고'있는 dos a dos로 하고자 한다. 환상을 그린 샤갈도 결국은 사람이다. 지치고 힘들 때도 있을 것이고 인간적인 고뇌도 했을 것이다. 그런 샤갈의 인간적인 모습을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달리>
 프랑스 파리에서 달리의 박물관은 몽마르트언덕 올라가는 길쪽에 있다. 파리북역쪽에서 한동안을 지낸 적이 있었는데, 새벽마다 몽마르트언덕까지 뛰어갔다. 그 때 자주 봤던 달리의 박물관. 다작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달리의 작품은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초현실주의적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현실적인 달리의 모습.




memories of surrealism-surrealist gastronomy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관에서는 중앙회랑처럼 널찍한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서는 조각과 그림이 같이 전시되는데, 이 작품은 널찍한 공간 속에 있었다. 좁은 공간 속에서 이 그림을 보았으면 끊임없이 봤을 지도 모르겠다. 그 만큼 상징이 많다. 예를 들면 자신의 머리를 들고 있는 사람의 수는 7명인데, 머리는 6개밖에 없다. 누군가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다.
snail and the angel
달리의 상징 중 자주 나오는 달팽이. '자웅동체'라는 역설적 이미지와 속도가 느린 달팽이는 천사와 만나 그 역설적 의미를 더 강화하고 있다. 

leda low table
달리의 상상력은 회화보다는 조각에서 오히려 더 나타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달리의 관능과 상상력이 함께한 테이블.


달리의 타로카드
달리는 대중과 소통하는 예술가였다. 달리의 타로카드는 그 중의 하나였다. 미리 알았더라면 프랑스에 갔을 때 타로카드를 사오는 것이었는데...




<베르나르 뷔페>
 2차세계대전 후 파리의 모습을 그렸다. 전쟁의 비극적 감성을 그린 뷔페는 직선의 사용이 다른 화가에 비하여 많았다. 직선의 곧음과 그 속에 있는 불안함의 성질로 전후 파리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bouquet de fleurs dans un pot a lait
꽃마저 직선이 되어버린 뷔페의 정물화

clowns a la cravate a pois
샤갈의 광대보다는 더 직선적이며 차분하다. 오히려 뷔페의 자화상인것 만 같은 광대의 모습

environs de la rochepot
 전후의 프랑스의 모습. 한산하고 쌀쌀한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식이 익어가는 장면을 통해 뷔페는 희망을 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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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갈, 달리, 뷔페전은 꽤 퀄리티 높았다. 파리에 다시 한번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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