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살아남기 9달째...
미국 제약회사 살아남기 9달째...
3주간의 꿀같은 휴가를 다녀오고 회사에 다시 복귀했다. 마치 군대에서 휴가를 다녀온 느낌이랄까? 한국에서 다시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느낌이 마치 인천 연안부두에서 코리아피스호를 타고 대청도를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기분이 묘했다.
36주차 (2/17-2/21):
회사에 복귀하여 그동안 밀렸던 많은 일들을 처리하는 주였다. 휴가 중간중간에 수백개가 넘는 메일을 하나씩 읽고 정말 급한 일들은 해결했으나, 그래도 쌓인 일들이 많았고 주로 check-list를 작성하며 급한 일부터 처리를 했다. 휴가 복귀주에는 큰 일이 없기를 바랬으나, 매니저의 급습 연봉 협상 이 있었고, 이는 다른 글에 정리해 두었다. 연봉 및 보너스 통보를 받은 후에는 좀 사기가 떨어졌었다. ㅠ
37주차 (2/24-2/28):
우리 회사의 본사는 Chicago에 있고 이에 우리 부서의 VP와 그 아래 부서들의 Senior Director들은 다 시카고 본사에 있는데, 이번주에는 우리 San Francisco사이트에 방문을 했다. 내가 있는 Discovery and Exporatory Statistics Team의 head도 오셨는데, 이번이 직접 얼굴보고 이야기하는 거라 많이 설레고 또 긴장도 되었다. 점심도 같이 먹고,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며 Rapport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1:1 면담도 있었는데, 들어오자 마자 하는 말이 "So, do you have any questions?"였다. 사실 어떤 말을 할지 준비는 안했었는데, 막상 내가 1:1을 리드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서 좀 당황했었다. 그동안 내가 리드해왔던 일들, 정치적인 상황에서 나의 스탠스, 워라밸 (우리 돈 많이 받으니까 좀 일 더해도 돼~ 라는..) 을 이야기했다. Performance에 대한 이야기도 했는데, 결론은 평균이 A라고 생각해라... 라는것... Promotion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볼까 하다가 참았다. 이건 아무래도 내 매니저와 직접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아서. 근데 했었어야 했나,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좀 후회가 되기도 한다.
38주차 (3/1-3/7):
회사 일이 많지는 않았다. 다만 곧 다가올 unblinding과 이에 따른 interim analysis를 대기하는 한 주였다. 제약회사는 약을 개발하고, 이를 승인받기 위해 임상실험을 한다. 그 임상실험은 시간을 두고 진행이 되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progression-free survival이나 overall response를 통해 약의 효과를 평가한다. 이때 제약회사에게 하루하루는 비용이기에 그 시간을 줄이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렇기에 우리 팀은 데이터가 unblinded되고 나서 바로 그 결과를 알아볼 수 있게 미리 준비한다. 다만 이렇게 미리 준비를 하는 와중에 발생한 여러 이벤트들이 있어서 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부서간의 정치적 이슈가 있어서 더 쉽지 않았다.
39주차 (3/8-3/14):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마일스톤의 한 주였다. USCIS에 H1B 신청을 하는 일주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우리 회사의 immigration 부서와, 외부 로펌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세스였고 내가 할 일은 필요한 서류를 제때 보내주는 것 말고는 딱히 없었다. 이제는 로터리만 되면 된다...! 내 주변에서는 한번에 안 된 사람들이 딱 한명만 있었다, 중국인 친구였는데 세번 다 안되서 영국 캐임브릿지로 간 케이스... 그 친구 빼고는 다들 한번에 되었는데, 나도 제발 되었으면 좋겠다...!! 신분이 안정이 되어야 집도 사고 한다. 그 외에는
40주차 (3/17-3/21):
큰 이벤트 두개가 있었다. 하나는 All-Employee Meeting, 전사의 임직원들이 참석하는 미팅이었고, 우리 회사는 아무래도 글로벌 기업이기에 zoom으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CEO의 말이 인상깊었다. "사람들이 CEO가 되서 무엇이 힘듭니까라고 물어보는데, 사실 잘 되는 회사의 CEO는 일이 참 쉽습니다." 위트도 있었고, 또 자신감도 있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 그리고 진행되는 다양한 session들, 그 중에서 새로 우리회사에서 참여하는 비만약에 대한 이야기 등이 인상깊었고 앞으로 10년동안은 우리회사는 큰 문제 없이 성장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Lily보다는 아니겠지만
그리고 또 다른 큰 이벤트는 우리 부서에서 진행하는 Bi-weekly 미팅에 내가 처음으로 발표를 한 것이었다. 그동안 우리 부서 역사에 막내 Senior Statistician이 리드하는 미팅이 있었나 싶었지만, 그래서 부서장이 나와 Associate Director 두명이 프리젠트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내가 슬라이드 다 만들고 진행하는 미팅이었고 그랬던만큼 부담감이 컸다. 다행이도 발표는 잘 진행되었고, 너무 잘 진행되서 2주 후에 진행되는 미팅에서도 이번에 못한 발표를 또 하기로 했다. ㅎㅎ 뿌듯했다.
다만 이번주는 두개의 큰 이벤트가 있었던 만큼 내 본업을 못했고 그래서 주말에도 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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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day of spr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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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sop flagrant worksh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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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es Valley의 Italian 맛집 Ma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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