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살아남기 4달째...
미국 제약회사 살아남기 4달째...
13주차: 팀원이 회사가서 백업한지 2주차.. 걱정했던 미팅은 잘 끝났다. 내가 만든 결과물에 대한 질문도 없었고, 무사히 잘 끝났다. 다만 이제 데이터가 와서 담주까지 분석좀 해달라는데, 백업한테 자꾸 뭘 시키면 어떻게하나요...!!! 아무래도 4일을 쉰 노동절 연휴기간이라 개인 연차를 붙여서 쉬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래서 오피스는 꽤 한산했다. 그래서 그동안 미루었던 프로토콜 작성도 좀 하고, 바쁠때는 하기 힘든 데이터 클리닝도 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주가 미팅으로 꽉 차고있는데, 마치 장마를 준비하는 사람처럼 이번주를 보냈다.
매니저와 함께 들어간 scientist와의 미팅이 있었는데, 역시 내 매니저는 짬이 있어서 그런가 질문을 참 잘했다. 그리고 statistician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조언 및 아이디어 제공이 좋았다. 나도 짬이 차면 저정도 할래나...
14주차: 팀원이 회사가서 백업한지 마지막차!! 이제 좀 일이 줄어들까? 매니저는 이제 내일도 좀 해줘 (해봐) 라는 식으로 각을 보시는 듯 한데... 쉽지않다 ㅠ 이번주는 가장 바쁜 일주일이었는데, 우선은 내가 주도적으로 맡았던 프로젝트 (bsap) 를 deliver해야했다. 우리 부서에서 진행시키고 싶었던 프로젝트였지만 일손이 딸려서 못했던 프로젝트였고, 내가 맡아서 트레이닝 겸 하게 되었다. 여러 iteration을 거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덧붙여져서 결국 key stakeholder에게 deliver했고, 다행히 담당자들이 만족해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회사 인맥은 같이 일을 하며 돈독해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냥 커피챗 타임에서 인사하는 건 앙꼬 없는 찐빵이랄까...
이것 말고도 이번주에 deliver해야할 프로젝트가 두 개가가 있었다. 두개 모두 휴가간 팀원의 일이었는데 데이터가 하필 팀원이 휴가갔을때 와서 내가 담당해서 일을 처리해야됬다... 그 중 하나는 그래도 잘 진행이 되었는데, 나머지 하나는 vendor 이슈로 제대로 일이 처리가 안됬다. 데이터 분석일이 쉽지 않은것이, key stakeholder는 우리가 데이터 클리닝을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vendor는 데이터 클리닝은 시간이 오래걸린다며 니네가 해봐 이러고 있고... 하... 결국 둘 중 하나는 결과를 deliver했고 나머지는 다음주로 미뤘다. 분명 pharma는 work-life balance 좋다고 했는데... ?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3주 휴가간 팀원이 2주 더 휴가를 냈다. 비상사태는 2주 더 연장되었다.
15주차: 큰 실수를 했다. 월요일 8시에 있었던 미팅을 까먹고 안 들어갔던것이다...! 일요일날 스케줄을 체크했어야 했는데, 서핑 온종일하느라 정작 중요한 스케줄을 확인을 안했었다. 아침 8시에 딱 일어났었는데, 그때 캘린더 확인했어도 되는데 확인도 안하고... 어쩐지 아침밥이 맛있더라... 그렇게 9시에 회사 노트북 켜보니 매니저의 메시지가 와있었고 나는 맨붕... 후... 이게 다 과로때문이다. 어쨌든 월요일에 deliver할 프로젝트는 잘 마무리 했다. 세 부서가 협업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상대팀 팀장급이 자꾸 일을 시키려고 해서 꽤 heated가 되었다. 이게 누굴 호구로 아나...
그렇게 이번주는 별 큰 문제가 없었다. Deliver할 프로젝트들은 다 했고, 그 다음 delivery할 것은 다음주까지라서 여유가 생긴 일주일이었다. 목요일에는 Mid autumn festival이 있었는데, 중간에 회의가 있어 참석하지 못한 건 옥의 티였다... 금요일에는 우리 부서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했는데, 팀장이 금요일 8시에 있는 회의좀 들어가라고 한다... 8시는 힘들다구요...! 그래도 그동안 왜 안들어갔냐고 뭐라고 안해서 다행이다. 회의가 너무 많다...!
16주차: 회사 내에서 컨퍼런스를 진행한 주였다. 이와는 별개로 나는 정신없이 일을 계속했어야 했다. 회사 동료가 수요일날 복귀한다는 것만 바라보며... 시간 지나 생각해보면 아무리 바빴어도 컨퍼런스에 다른 부서들이 뭘 하는지 좀 봤을걸 싶다. 스트레스때문에 그냥 책상에서 일만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다. 하지만 뭐 어쩌겠나 싶다. 목요일에는 KASBP-SF에서 진행하는 세미나에 다녀왔다.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다른 회사에서는 어떤식으로 바이오마커를 이용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Predictive biomarker를 이용한 subgroup에 대한 내용에 우리회사가 한 논문을 가져오셔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잘못 생각하시는 부분도 있었지만... 발표자에게 Cut-off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과학 이외의 부분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건지에 대해서 물어보았는데 이에 대해 정확한 대답은 얻지 못했다. 나의 대답은 무조건 과학에 근거한 Cut-off를 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팀원은 드디어 목요일날 돌아왔고, 이제 나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백업했던 프로젝트는 결국 Co-lead하는 식으로 결론이 났다. 일이 많은게 좋은건지, 적은게 좋은건지... 물론 배우는 건 많지만 좀 천천히 하고싶다...!
Cow Hollow에 있는 채식식당 Wildseed. 허머스 맛있고 빵 너무맛있다!
Kin Khao,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미쉘린 이제 그만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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