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6일의 로드트립 이야기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6일의 로드트립 이야기




 나는 이번 여름 South San Francisco에 있는 AbbVie에서 12주간의 인턴십을 했다. 나는 필라델피아에서 현재 박사과정중에 있기 때문에 이사를 해야했고, 기왕 이렇게 된 것 로드트립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굉장히 재미있었고, 또 많이 배운 여행이었기에 이렇게 블로그에 느낀점을 남겨보고자 한다.

 이번 여행은 주로 I-80을 따라 이루어졌다. 가장 재미없는 interstate라는 악명을 가진 도로인데, 또 그만큼 루트가 효율적이기도 해서 짧은 시간에 크로스 컨트리를 해야하는 나에게는 제격이었다. 5박 6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총 3,000 마일 (5,000 km) 를 운전하였고 하루 평균 8~10시간 정도를 친구와 돌아가며 운전했다. 혼자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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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필라델피아 (PA) -> 클리브랜드 (OH)


 - 식사 : 다이너 (점심), 스테이크 (저녁)
 - 관광: Fallingwater, Cleveland downtown

 여행의 시작이었다. 1일차의 하이라이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조지 플로이드의 Fallingwater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이 건물을 바라보며 한옥이 많이 생각났다. 자연과의 조화, 폭포의 소리와, 새의 지저귐과, 그 속에 위치한 절벽의 모습을 형상화한 건물이 참 인상적이었다. 건물에 부식이 많이 진행되고 물이 많이 샌다는 점은 재미있는 비화였다.

 그 후에는 과거 7~80년대에 번영을 구가했던 클리브랜드로 떠났다. 역시나 Midwest의 스테이크는 예술이었고, 비록 현재는 쇠락했다고는 하지만 다시금 시작하려는 꿈틀거림이 보였다.






과거 르브론이 있을때 유명했던 벽 건물. 현재는 르브론은 없지만 우승반지는 남아있다.



2일차: 클리브랜드 (OH) -> 시카고 (IL) -> 디모인 (IA)

- 식사: 이탈리안 (점심), 시카고 피자 (저녁)
- 관광: University of Chicago


 본격적인 로드트립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클리브랜드를 떠나 한참을 달려 시카고에 도착했다. 원래 일정이라면 시카고에서 오전에 시티투어를 하는 것이었는데... 아쉬웠다. 이번에는 Hyde Park 쪽만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University of Chicago 에 다니는 친구가 있어서 겸사겸사 친구를 보며 학교투어를 했다. 날씨가 좋아서 그랬겠지만 교정이 너무나 멋있었다. 널찍널찍하니 좋고... 학교에 경사가 없어서 걷기도 좋은 학교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점심을 먹고 바쁜 길을 떠났다.




 본격적으로 I-80을 타고 로드트립을 시작하였고, 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Truck Stop에 들리기도 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꽤 유명한 곳인 듯 하다.







3일차: 디모인 (IA) -> 오마하 -> North Platter (NE)

- 식사: 시카고 피자(점심), 타이(저녁)
- 관광: Des Moines state capital, Omaha city tour

  아이오와의 주도, Des Moines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전날 10시간 정도 운전을 했기때문에 아침을 천천히 시작하기로 했고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State Capital 을 방문해 보기로 하였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을 위해 세워진 위령비. 감사합니다.

 그 후 I-80을 타고 서쪽으로 달렸고, 그 중간 Omaha에 들렸다. 같이 간 친구가 Finance를 연구하는 친구라 워렌 버핏과 그의 회사 버크셔 헤서웨이가 있는 곳을 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보다 도시는 잘 정리되어있었고, 도시 곳곳에 워렌 버핏의 향기가 느껴졌다. 위대한 한 사람이 이렇게 도시를 발전시키다니, 너무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 또 서쪽으로 달렸다. 직선으로 뻗어있는 도로와 끝없는 지평선을 따라 서쪽으로 서쪽으로 운전했다. 그렇게 가다가 토네이도 경고가 떠서 운전을 멈추고 주변 소도시에서 하루를 묵었다.


4일차: North Platter  (NE) -> 솔트 레이크 시티 (UT)


- 식사: Prime rib sandwich (점심), 다이너(저녁)
- 관광: Cheyenne city tour

  어제 일정이 예상치 못한 토네이도 경고로 인해 일찍 끝난 탓에 오늘은 더 일찍 출발했다. 처음 도착한 도시는 Cheyenne, wyoming 주의 주도로서 과거의 영광이 남아있는 도시였다. 점심으로 먹은 prime rib sandwich는 느끼했지만 육즙이 살아있으면서 육향이 강한 굉장한 샌드위치였다. 점심을 먹은 후 도시를 구경했는데, 상점에 들어갈 때 마다 coffee 줄까? 라거나 어떤 물건에 관심을 가지면 너 그거 가져~ 등 엄청나게 친절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아시안 관광객들이 이 도시에 올 이유가 없으니까...? 꽤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 후에 우리는 달리고 또 달려 Salt Lake City를 향해 출발했다.







중간 휴게소에 들려 찍은 사진. 친구와 나 그리고 로드트립을 함께한 미니와 함께

끊임없는 직진... 대 평원의 끝이 보인다.


"The Albany", 프라임 립 샌드위치 대박이었다


 대 평원을 지나고 Rocky Mountain 부분에 다가가며 점점 높은 산들이 나타났다. 너무나 장엄하고 웅장한 암석들... 나중에 이런 길들을 Tesla S Plaid 이런걸로 달려보고 싶다.


5일차: 솔트 레이크 시티 (UT) -> 레노 (NV)

- 식사: Panda Express (점심), 다이너(저녁)
- 관광: Salt Lake City Saratoga Springs, Salt Flats Rest Area

 이번 로드 트립에서 가장 좋았던 도시를 선택하자면 Salt Lake City를 선택하고 싶다. 여름인데도 선선한 날씨, 장엄한 자연과 친철한 사람들, 모든것이 완벽한 도시였다. 아침에는 자연 온천에 가서 뻐근한 몸을 녹였다. 보글보글 올라오는 온수에 몸을 담그며 온천을 즐겼다. 또 옆에있는 큰 호우세 들어가서 물도 마셔보고 수영도 하며 자연을 즐겼다. 힐링되는 오전이었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판다 익스프레스로 배를 든든히 채운 후 서쪽으로 달렸다. 중간에 Salt Flat이 있어서 멈추어 구경하고, 흰 것들이 진짜 소금인가 먹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서쪽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높은 산들과 그 사이를 지나는 기분이란... 스트레스가 다 풀렸다. 그렇게 달리며 무사히 Pacific Time Zone에 진입했고 로드트립의 끝이 보였다. 그리고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6일차: 레노 (NV) -> 산호세 (CA)

- 식사: Diner (점심)
- 관광: Lake Tahoe

 마지막 날이었다. 5월이었지만 아직은 추웠던 Lake Tahoe에 가서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했다. 가기 전 Mt Rose 정상을 넘어가는 길로 왔는데, 엔진에 경고등이 뜬 해프닝도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해발고도가 높아서 대기중 산소 농도가 낮아 엔진의 performance가 낮아진 케이스였다.









그렇게 타호를 돌아보고 새크라멘토를 거쳐 도착지인 산호세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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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트립을 다녀오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너무나 운이 좋았던 여행이었다. 타이어가 터지거나 차가 퍼지는 등의 문제가 있지도 않았고, 강도나 범죄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몸도 다들 건강했기 때문이다. 물론 로드트립을 다녀와서는 허리와 목이 아파 한동안 마사지를 받기도 했다. 아쉬웠던 점은 일정이 좀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 덴버도 못 가봤고 옐로스톤 국립공원도 지나쳐갔다. 그건 다음번에 꼭 가는걸로.. ^^ 

 로드트립을 하면서 들은 비용 중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gas와 hotel이었고 각각 $536, $679 정도가 들었다. 물론 나중에 차 정비를 하면서 점화플러그, 엔진오일, 점화플러그, 브레이크패드, 브레이크 로터등을 고치느라 추가로 돈이 들기도 했다... 로드트립은 결코 cost-effective한 여행은 아니었다. 

아~ 또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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