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턴십 AbbVie 후기

인턴십 AbbVie 후기


나는 이번 여름 12주동안 AbbVie라는 제약회사의 Research and Development 팀에 소속되어 인턴십을 진행하였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인턴십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1. 인턴십에 지원하게 된 이유
 
 오랜기간 학계에 몸담으며 현실에서 사용되는 방법들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이러한 궁금증은 인턴십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아직 학계에 남을지 회사에 갈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분야 모두를 경험해 보는 것이 나중에 진로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름에 필라델피아에 있기가 싫었다. 너무 덥고 습해서... 


2. 준비과정 및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준비과정은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다만 나는 박사과정에 있기 때문에 지도교수님의 허락 및 Dissertation Committee 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그 후에는 Resume 작성하고, 관심있는 회사에 Resume를 지원하는 형식이었다. 인턴십 준비과정 당시에는 어느 분야든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헤지펀드, 테크, 제약회사, 헬스케어, 컨설팅 등 다양한 곳에 Resume를 제출했다.

 그 후 몇 군데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고 여러번의 인터뷰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AbbVie 라는 회사에서 오퍼를 받았다. AbbVie라는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큰 제약회사이며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Humira를 비롯한 다양한 블록버스터 치료제를 개발했다. 

 인턴십을 마무리하며 이 글을 쓰는 단계에서 인턴십을 지원하던 과정을 반추해보면, 이런 건 미리 알았으면 어떨까 싶다. 첫째,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자. 이번 여름에 애플에서 인턴한 동료는 유펜 바이오스탯 박사졸업자들 이력을 쭉 살펴보고 관심있는 회사에 연락을 돌렸다고 한다. 그 중 애플에서 일하는 박사 4기 선배와 만나 짧은 인터뷰를 하고 그 박사 4기 선배, 현재는 VP인, 선배가 resume를 바로 HR에 포워딩 해 주었다고 한다. 테크회사는 정말 들어가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나도 그랬으면 어떨까 싶었다. 둘째, 생각보다 미국 내에 대학원은 많고 지원자는 많다. 나는 좋은 학교 나왔고, 학계는 회사보다 우월하니 당연히 회사는 날 뽑아주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회사들은 물론 출신 학교도 살피지만 우선 이 지원자가 오픈된 포지션과 fit이 맞는지를 살핀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지원할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resume를 포지션에 맞게 tailoring하고, 좀 더 간절하게 인턴십에 지원해야 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운이 좋게 인턴십을 할 수 있었지만, 간절하지 않았고 그래서 놓친 기회들도 많았다. 

3. 인턴십
 인턴십 기간 중 느꼈던 점들을 기록해본다.
3-1 1주 ~ 4주
 1주는 회사에 익숙해지는 시간이라 별로 일을 하지 못했다. 회사 노트북 사용법, 회사 이메일 세팅 및 회사 내부 교육 수강 등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2주부터는 나에게 주어진 프로젝트와 관련한 회사 내 문서들을 읽고 소화하는 시간이다. 주어진 프로젝트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경우 2주차 쯤 대략 내게 어떤 일이 주어졌는지 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 3주와 4주차에는 주어진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예전에 진행된 프로젝트들을 리뷰하고, 어떤 점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앞으로의 실험계획에 대해 매니저와 토론하고 또 결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같이 인턴하는 친구들과 일 끝나고 한 잔 하며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즐기기도 한다.


3-2 5주 ~ 8주
 5주차 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어진 프로젝트에 성과를 보일 차례이다. 매주 매니저와 회의를 하며 맡은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간다. 또한 이때쯤 부터는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예상이 되는 시기라서 회사 끝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어떻게 놀지, 무엇을 먹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번 인턴십 기간동안 매주 서핑을 했다


경쟁사에서 주최한 콘서트에 다녀왔다
인턴  baseball night 에 다녀왔다


3-3 9주 ~ 12주
 9주차 부터는 대략 프로젝트의 마무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기간이다. 나의 경우 11주 차에 Research and Development 팀 안에 있는  Data and Statistical Science그룹에 나의 프로젝트를 발표해야 했고 이 스케줄에 맞추어 모든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발표는 총 40분 발표에 20분 QnA였으며 내 발표에 80명 정도가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12주차는 여태동안 내가 했던 일들을 마무리하고 R code를 잘 polish하는 주차이다. 

미국 각지에서 모인 인턴 동기들. 또 나중에도 볼 수 있길


4. 마무리
  처음 회사에 가기 전 정말 많이 두려웠다. 외국인인 내가, 한번도 회사에 다닌 경험이 없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까 라고.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밖을 뛰며 나는 할 수 있다를 수천번을 되내였다. 그렇게 하루하루 버텨가며 성장하는 내 자신을 볼 수 있었고 인턴십을 마무리한 현재 나는 정말 많이 성장했다. 인턴십을 하기로 한 결정은 너무나 훌륭한 결정이었으며, 혹시라도 인턴십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무조건 한번은 해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큰 도전이었고, 잘 해내었으며 그렇게 나는 또 성장했다.



댓글

  1. 안녕하세요! 이번 겨울에 미국 Biostatistics 박사과정을 지원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 주변에 관련 분야를 아는 분들이 없어 막막한 마음에 인터넷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블로그를 발견하고 쭉 읽으며 정말 많은 정보를 얻고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굉장히 바쁘실텐데 실례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만, 혹시 괜찮으시다면 진학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메일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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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ecbae@pennmedicine.upenn.edu 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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