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미래를 읽고

 

공간의 미래를 읽고

 

유튜브를 보다가 추천 알고리즘에 떠서 유한준 교수님을 알게 되었다. 교수님 채널에서 올린 몇몇의 동영상을 보았는데, 건축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너무나 신선했다. 공간이 주는 권력과 위계질서 등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들을 건축가의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마치 장님이 눈을 떴을 때의 느낌이랄까, 이러한 신선함은 예전 종교학 공부를 할 때 느꼈던 감정이었는데, 또다시 느꼈다. 그래서 교수님이 최근에 쓰신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바로 책을 구매해서 읽어나갔다. 마치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를 읽어갈 때 처럼, 내가 미처 모르던 세상을 알아가기 위해… 굉장히 신선했고, 많이 배웠다. 물론 이 책에서 나온 모든 내용이 사실일까? 라고 했을때는 통제된 실험 등을 통해 증명된 내용들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진실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꽤나 설득력이 있다. 

 

 

-------------------------------------------------------------------------------------------

1. 전염병, 인류, 도시

 

- 사람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상의 관계만 맺는 것보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기회를 동시에 가질 때 더 유리하다.

 

2. 공간의 해체와 재구성, 권력의 해체와 재구성

- 사람에게 시간적, 공간적으로 자유를 많이 줄수록 관리자의 권력은 줄어든다.

 

3. 4도3촌과 가구의 재구성

- 보통 호텔방은 창문이 바닥까지 내려와 있지만 아파트 방의 창문턱은 높다.

 

4. 전염병이 만드는 종교 권력의 해체와 재구성

- 이 단체 구성원들의 바탕에 깔린 사상은 ‘메시아 사상’이다. 구세주라고 생각하거나 그에 준하게 느끼는 존재가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세상을 좋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 믿음이다.

 

5. 내 자리는 필요하다.

- 일반적으로 천장고가 높으면 창의력은 커지고, 좁은 공간에서는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래서 창의적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철학자는 하늘을 보며 산책을 하고, 당일치기 시험 공부는 칸막이가 있는 독서실 책상의 집중 조명 불빛 아래에서 하는 것이다.

 

6. 마스크가 바꾸는 인간관계

- 인간의 얼굴 근육에서 의지로 조정이 불가능한 근육이 눈 주변의 근육이라고 한다. 입은 의식적으로 웃는 표정을 지을 수 있지만 눈은 가짜로 속이기 어렵다. 그래서 미인 선발 대회에서 긴장한 참가자들이 계속 웃고 있는 모습이 어색해 보일 때가 있는 것이다. 눈으로는 웃지 않는데 입으로만 웃기 때문이다.

 

7. 대형 조직의 관리와 기업 철학

- 효율성만 강조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강한 기업 철학이 없으니 많은 수의 사원을 하나의 마음으로 만들기 위해서 유니폼 같은 동일한 복장을 하고, 회사 로고 배지를 달고,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에 모여서 일하는 방법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8.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인간

- 인간은 온라인 기회와 오프라인 기회가 있다면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대신 두 가지 기회를 모두 가지려고 할 것이다.

 

9.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는 공간

- 오프라인 공간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 온라인 쇼핑의 단점은 ‘나’와 ‘물건’밖에 없다는 점이다. 반면, 오프라인 쇼핑 공간에서는 ‘나’와 ‘물건’과 ‘다른 사람’이 있다. 오프라인 상업 공간에서는 물건을 사고, 사람 구경하고 ‘우리’를 경험하는 행위가 있다. 오프라인 상업 공간은 일차적으로 물건으로 사람을 유인하고, 같은 물건에 유인된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끼리의 경험을 만들고 그 경험으로 사람들을 더 유인한다.

 

10. 플랫폼 비즈니스 같은 부동산

- 부동산이라는 공간은 플랫폼 비즈니스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과 관계가 늘어나고 그럴수록 가격이 오른다.

 

11. 정부와 대자본가만 지주가 되는 세상

- 옳고 그름의 윤리적 판단은 시간이 지나 객관적 시각을 가진 후에 자신이 주체적으로 해야 한다. 사실을 냉정하게 보기 이전에 성급하게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선입견을 만들고 감정에 휘둘리기 쉽다.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옳고 그름의 판단을 대신해 주는 누군가에게 조종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12. 경계부를 점차 내려야 한다

- 좋은 집이 없으니 허접한 집조차 비싸진다. ‘어떻게 저렇게 안 좋은 집이 저렇게 비쌀 수 있지’

 

13. 화폐가 된 아파트

- 다양성을 키워 가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은 주거 형태의 다양성을 키우는 것이다.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는 물건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14. 다양성을 죽이는 심의와 사라져야 할 자문

- 자문이라는 것은 심히 모욕적인 요청이다.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이디어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교통비 정도를 주고 자문을 받으려 하는 사회는 기본적으로 지적 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없는 저급한 사회다.

 

15.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

- 역사를 모르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다. 하지만 역사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도 미래는 없다. 미래는 미래에 대해서 구체적인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댓글